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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이 칼럼은 저자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울, 8월19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한국은행이 시나리오 경제 전망 딜레마에 빠졌다. 어
(이 칼럼은 저자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울, 8월19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한국은행이 시나리오 경제 전망 딜레마에 빠졌다. 어쩌면 경제 전망 자체의 딜레마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오는 27일 수정 경제 전망 발표를 앞두고 있는 한은 입장에선 '시나리오 경제 전망'을 내놓기도, 내놓지 않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9개 시나리오 의미 있나..'노이즈'될 수도
한은의 계산식을 복잡하게 하는 건 국내 코로나19 확산 움직임이다. 수도권 집단 감염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6일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1300명에 육박했다. 그렇다면 이런 국내 코로나19 확산은 지난 5월 발표한 비관적 시나리오의 현실화라고 보면 될까?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지난 5월 한은이 제시한 시나리오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의 안정을 기본전제로 깔고 있었다. 3월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줄며 방역 당국의 통제에 대한 신뢰가 커졌던 것을 반영한 것이다.
매개변수는 미국 등 글로벌 코로나19 확산 흐름이었다. 당시는 경제활동을 조기에 재개했던 텍사스, 플로리다, 아리조나 등을 중심으로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문제가 됐던 시기다.
결국, 한은의 시나리오는 한국의 안정적 통제 상황을 전제로 하고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여부를 리스크로 본 것이다.
그리고 한은이 당시 가장 유력하다고 본 경로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이 2분기에 정점을 찍고 봉쇄조치가 이후 완화되는 시나리오였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정점이 3분기로 미뤄지는 비관 시나리오에선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최대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리스크를 긍정, 중립, 비관으로 반영하고 다시 글로벌 확산 리스크를 반영할 경우 시나리오는 총 9가지로 늘어나게 된다.
애초에 한은이 시나리오 경제 전망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건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에 최대한의 정보를 제공해 예측 가능성을 키우자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시나리오가 이렇게 복잡다단해지면 사실상 노이즈일 뿐이라는 딜레마에 봉착할 수밖에 없게 된다.
▲매개변수 유효성·최적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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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는 매개변수의 유효성에 대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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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한은은 시나리오 경제 전망을 내놓으면서 코로나 19 확진자 수로 경제 봉쇄조치의 강도를 가늠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수록 경제 봉쇄의 강도가 커지고 확진자 수가 줄면 경제 봉쇄 강도도 약해지는 모델로 전망치를 뽑아낸 것이다.
하지만 이후 미국과 브라질, 인도 등에서 나타난 현상을 보면 이들 국가의 경제봉쇄 조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비례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 등 일부 IB가 모델화한 봉쇄조치의 강도는 오히려 낙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된 것처럼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바탕으로 한 경제 예측 모델의 효용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5월까지만 해도 관련 시계열 자료가 부족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치자. 지난 3개월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개변수를 조정해 모델의 시뮬레이션을 다시 돌려보면 보다 정확한 숫자가 나올지도 모른다.
문제는 현재 상황의 지속 여부조차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실상 방역 통제를 포기한 듯한 일부 국가 외에 다수의 국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임계점을 넘길 경우 강력한 방역 조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고민은 기존 모델의 가정이 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사실에 위협받을 경우에도 시나리오 전망을 그대로 발표하는 데 그만큼의 편익이 있을 것이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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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가장 유력한 기본 시나리오의 문제다.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상황은 국내든 국외든 최악으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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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매개변수로는 모델의 극단값이 이미 기본 시나리오가 된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시나리오 접근이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지 불투명하다.
▲진화 거듭하는 코로나19 상황
한은은 왜 5월에 처음으로 시나리오 경제 전망을 내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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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제 전망과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을 돌이켜 보면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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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서는 등 사태가 악화되면서 경기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었음에도 당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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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금통위가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진정되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경제 전망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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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월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경제가 요동치면서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에 대한 한은 내부의 부담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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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입장에선 발생 확률이 낮더라도 발생시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리스크의 비대칭성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나리오 경제 전망의 공개 필요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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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괴물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전망을 담당하는 이들의 무력감도 커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한은의 경제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편집 유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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